10/27~11/3 인도에서의 마지막 일정: 고아

심라에서 칼카를 거쳐 아침  7시쯤 올드델리역으로 돌아온 우리는 툭툭을 타고 파하르간즈에 사전에 예약해뒀던 My Hotel이라는 곳으로 돌아왔다.

코티지예스플리즈가 만실인 이유도 있었고 마이호텔도 인테리어를 공사해 깨끗해 보이는 데다가 아침 7시에 체크인을 약속해줘 이곳으로 정했다. 저렴한 한국식당이 옥상에 있어 한국음식이 생각나면 갈수도 있다.

코티지예스플리즈 방이 에어컨 있으면 900, 없으면 700인데 반해 이곳은 싱글 500, 더블 600으로 조금 싼데, 장점으로는 역시 새로 공사해 가격대비 매우 깔끔한 방과 단점으로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위생상태가 썩 좋지않다는 점이다. 특히 화장실은 체크아웃을 해도 제대로 닦지 않는 느낌이다. 그리고 뜨거운 물도 안나오고 휴지도 안 준다. 게다가 호텔로 찾아들어오는 골목 입구에 벽 보고 볼일을 보게 되어있는 공중화장실이 있어 찌린내가 대단하다.



어쩃건 우린 체크인을 하고 3층까지 짐을 들고 올라가 달룡이는 방에 남겨두고 난 8시쯤 다시 뉴델리역으로 기차표를 알아보러 갔다.

뉴델리역의 외국인예약은 한 개의 창구가 아닌 2층에 아예 따로 방을 만들어 둬 상당히 예약할수 있는 환경이 매우 좋았다. 갑자기 처음에 이나라와서 기차표를 예약하며 고생했던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다. 기차번호를 잘 몰라도 되고 대충 어디서 어디 가려고 한다 하면 데스크에 앉아있는 분들이 알아서 찾아봐주신다. 게다가 새치기를 좋아하는 현지인들을 감시하지 않아도 된다니..

차례가 되서 우선 내가 예약할 때 받은 PNR번호를 주고 마지막으로 확인해보니 아직도 대기번호는 택도 없었다. 같은 기차편의 외국인쿼터를 알아봐도 자리가 없고 결국 고아가는 다른 기차를 알아보니 내일 모레 고아를 가는 기차에 2등석 자리가 있어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처음 타려던 기차보다는 많이 더 걸리지만 37시간밖에 안 걸린다며 fast train이라고 하시는데..

내가 인터넷으로 예약해둔 표는 취소를 하려니 그건 인터넷으로만 된다해서 다시 파하르간즈로 돌아와 근처의 pc방으로 가서 표를 취소하고 고아 일정 중 이미 파크하얏트에 예약해둔 마지막날을 빼고 나머지를 예약했다. 계획했던 일정보다 하루가 줄어들어 생각보다 위아래로 긴 고아를 어떻게 볼까 고민하다가, 남쪽 해안가에 60불정도 하는 중저가 리조트 이틀에, 파나지라는 고아의 중간쯤 있는 도심에 진저호텔이라는 곳을 하루 예약했다. 진저호텔은 타타그룹에서 비즈니스 호텔 개념으로 만든 곳으로, 인도의 이비스 호텔 같은 곳이라 하루 경험해 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찾아 반가웠다.

숙소로 돌아와 달룡이에게 기차에 대해 얘기를 하니 이제 모든걸 초월하여 순순히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그나마 기차표가 있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라는 눈치였다.



 델리에서의 일정이 하루 늘어나서 안 입게 된 옷가지 몇 개와 선물등을 한국에 한박스 더 보내기로 하고 쇼핑몰이 있는 남쪽으로 향했다.
시티워크가 생기기 전에 델리 시내에서 가장 컸다는 안살 플라자라는 쇼핑몰을 먼저 갔는데, 기형적인 몰의 디자인과 별 매장도 없었다.

여기 3층에 한국식당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점심을 먹기 위해 들렀다.

서울식당이라는 이곳에서 달룡이는 김치찌개를, 난 제육덮밥을 시켜 먹었다. 가격은 개당 500정도로 전혀 싸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먹는 한국음식을 매우 맛있게 먹었다. 생수를 돈내고 사먹지 않아도 맛있는 보리차를 주고, 내 제육의 고기가 전지등이 아닌 삼겹살로 양념을 해 푸짐하게 주셔서 막상 음식이 나와보니 돈이 그리 아깝지 않았다. 반찬들이나 같이 나온 녹두전도 깔끔하고 정갈했다. 김치찌개는 내가 안 먹는 메뉴라 어땠는지 잘은 모르지만 맛있었다고 한다.


 

서울식당의 푸짐한 반찬.ㅠㅠ

기묘한 병풍스타일의 Ansal Plaza의 디자인

밥을 매우 만족스럽게 먹고 시티워크로 와서 우선 머리를 잘랐다. 원래는 한국 떠나오기 바로 마지막에 자르고 오려고 했던건데, 깜박하고 와서 저번에 한국 미용실은 휴일이라 못 자르고, 두바이 가서 자르는것 보다는 한푼이라도 인도가 싸겠지 하는 마음에 잘랐다.
가격은 600으로 1만5천원 정도이다.


뒤에가 살짝 어색했지만 어차피 3일 지나면 다 똑같아 지니.. 다만 불만이라면 머리를 자르기 전에만 감겨주고 다 자르고는 감겨주지 않아 누가 내 머리 누르는걸 좋아하는 나로써는 살짝 아쉬웠다. 머리도 자르고 이것저것 살 것을 사고, 이나라에서 가본 슈퍼중 가장 분위기좋은 슈퍼에서 음료수도 사먹고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KFC도 먹고 다시 돌아왔다. KFC매장이 분위기는 여기가 좋았지만 맛은 왠지 앰비언스몰이 더 좋았던 듯 하다.

이것이 인도다.

다음날에는 파하르간즈의 한 우편대행업소에서 박스만 싸려고 하다가, 50루피 차이라는 감언이설에 넘어가 거기서 짐까지 부쳐버린 후, 델리의 다운타운격인 코넛플레이스(CP)에 가서 가격대비 매우 불만족스러운 현지식 중국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너무 꺼림직해 옆에 맥도날드가서 세트 하나 더 먹었다.

대체 왜 2500원 넘는 돈을 들여 박스를 정성스럽게 천으로 꿰매햐 하는지 미스테리이다. 한국서 받을때는 시꺼멓게 때가 왕창 묻어 알아볼수 없는 정도였다고 한다

Zen


왠지 고아가면 패스트푸드 같은 것을 없을 것 같아 인도에서의 마지막 맥도날드일 듯 한 이곳은 인도 수도의 다운타운이라 그런지 지금까지 가본 다른 맥도날드보다는 더욱 외국 같은 분위기로 좀 지저분하고, 정신없고, 많은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너무 꺠끗하고 고급느낌인 지방의 맥도날드보다 훨씬 맥도날드스러워 정겨울 정도였다.

근처에 있는 Wengers라는 한 60년된 과자집에 들러 내일 기차에서 먹을 간식거리고 쿠키와 빵 몇 개 사서 호텔로 돌아와 정들었던 델리를 떠날 준비를 했다.


Wenger's

다음날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체크아웃을 하고 고아행 고행을 하러 니자뭇딘역으로 갔다.

아그라에서 올라올 때 한번 와본 니자뭇딘역에서 30분 정도 기다려 아침 9시쯤 기차에 올라타고 37시간 동안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우리와 함께 동석하게 된 두 현지인 중 케랄라까지 간다는 한 아저씨는 알고보니 인도 외교부에서 근무하는 분으로 얼마전까지 핀란드에 살고 왔다며, 세계일주를 하고 있다는 우리에게 이것저것 도움될 얘기도 많이 해줬다.

외국생활을 많이 해서 그런지 매우 깔끔해서 한시간에 한번 이상씩 씻고 특별한 채취등도 나지 않았다. 게다가 현지인으로는 매우 드물게 mp3도 이어폰을 꼽고 듣는등 옆에 누가 되는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반면 다른 한명은 핸드폰으로 mp3를 크게 듣는 것은 물론이고 행동 하나하나가 민폐였다.

난 결국 그사람의 쇳소리 갈아대는 코 고는 소리 떄문에 밤에 중간에 꺠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팔을 쿡쿡 찔르고 흔들어봐도 꿈쩍도 안해 결국 잠을 설쳤다.

식사를 주는 기차는 아니지만 한 끼 이전에 다음에 밥 먹을 것을 주문을 받으러 다녀 3-4가지 되는 메뉴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한끼당 50루피 정도 되는데 난 주로 치킨 부리야니를 먹었다. 이곳의 부리야니를 먹으면 스리랑카에서 먹던 맛과 비슷하여 매우 맛있게 잘 먹고 식사시간만 기다려졌다. 간식이나 짜이, 음료수등도 꾸준히 팔아 먹는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반면 달룡이는 심라에서 내려오는 기차에서 현지음식에 데어 결국 이틀동안 기차안에서 한끼도 안 먹고 과자와 과일만으로 버텨냈다.

고아에는 다음날 저녁 8시반쯤 도착 예정이었는데, 중간에 기차가 연착되어 결국 밤 10시가 다 되어서 마드가온이라는 남쪽 고아의 중심지에 내렸다.

고아에 내리니 특이하게도 운전수들이 찝쩍거리지 않고 오히려 Prepaid booth로 우리를 안내해줬다. 가격을 보니 그럴만도 한게,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우리의 호텔까지의 택시비는 350루피였다.


택시를 타고 호텔에 도착하니 가격대비 너무나 멀쩡한 호텔의 모습에 놀랐다.

절대 60불짜리 같지 않은 모습의 이곳 Retreat by Zuri라는 호텔은 tv에서 몇번 본 Zuri라는 호텔 체인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매우 개념 호텔이었다.


체크인 할 때 직원의 태도도 이가격대에서 만나기 힘들 만큼 정중했고 인터넷도 무료로 이용가능하고 아침도 포함되어 있었다. 게다가 10분 거리에 자기네가 운영하는 5성급 호텔이 있는데, 그곳까지 무료 셔틀은 물론 거기 딸린 수영장을 포함한 모든 시설을 이용할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방으로 올라가니, 왠만한 호텔방 두개는 될 정도로 넓은 공간에 침대나 lcd tv등 뭐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고 화장실마저도 너무 훌륭했다.

인도에서 호텔 물가로 보자면 이정도면 100불은 받아도 될텐데 이게 60불이라니 너무나 쌌다.



38시간이 넘는 기차 생활에 녹초가 되었지만 무료 인터넷에 빠져 우리는 오랜만에 새벽두시까지 밀린 인터넷을 하다가 잤다.


다음날에는 같은 zuri계열의 5성급 호텔인 White Sands라는 곳의 수영장에서 하루종일 놀다 왔다.

일단 수영장이 규모가 커서 놀기 좋았다. 호텔에 딸린 private beach도 거닐었는데, 상당히 아름다운 바다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들어온 고아의 명성에 비해서는 약간 실망스러웠다.

일단 바다가 들어가서 놀정도로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고, 이것저것 팔것을 들고다니는 현지인들과 바다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들이 바다 경치를 썩 아름답게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끝없어 보이는 백사장에 작은 조개들이 모래에 박혀 석양에 반짝이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주리에서 행복한 이틀을 보내고, 다음날에는 파나지의 진저호텔로 옮기려고 택시를 알아보니, 고아의 큰 호텔들에는 그 앞에 죽치고 있는 택시 유니언들이 있고, 그놈들이 외부 택시들이 빈차로 들어오는 것은 모두 차단하여 주변에 얼씬거리지도 못 하게 했다.

40km정도 떨어진 파나지까지 호텔앞에서 놀고 있는 택시들에게 물어보니 1200까지 불렀다 결국 에어컨 안 키고 700에 가기로 했다. 왕복 계산해줘도 일반적으로 350-400이면 갈 곳을 그돈주고 가자니 너무 아까워 차라리 버스를 타고 갈려고도 했지만, 버스를 타려면 기차에서 내렸던 마드가온까지는 결국 택시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그 십분 거리도 500을 부르니 그냥 마음 편히 700에 파나지까지 가기로 했다.

가는 길 내내 고아 어디서도 이 가격에 못 간다며 엄청 으스대는 택시 운전수는 딴 동네는 미터 가지고 장난치지만 고아에서는 안 그런다며 자랑 같지도 않은 자랑을 하길래, 차라리 사기 쳐먹는 다른 동네 택시들 가격이 더 싸다고 해줬다,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좋아라 한다.

타즈 호텔을 운영하는 인도 최고의 재벌 그룹인 타타그룹은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기업으로, 인도와서 느낀 바로는 타타의 회장은 간디만큼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대우상용차(버스)도 갖고 있는 타타 자동차는 물론, 히말라야 생수까지 타타의 손이 안 닿은 산업이 없을 정도로 보이는 이곳에 새로 만든 Ginger 호텔은 꼭 유럽의 Ibis같은 곳이다.

기본적으로 출장다니는 출장다니는 비즈니스맨들이 편히 있도록 디자인 한 곳이라, 25-30불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에어컨, 냉장고, tv, 온수등 기본 설비를 갖추고, 다른 저가 호텔들과는 다르게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었다. 방이 특별할 것도 없고, 모던하게 페인트 칠 한 벽이 살짝 유치장 같이 칙칙했지만, 우리는 무엇보다 청결함에 만족했고, 식사를 100루피 언저리에 먹을수 있는 진짜 현지 가격에 맞춘 실용적인 서비스가 놀라웠다. 비록 인터넷은 타타인디콤의 nespot같은 서비스를 유료 카드를 돈내고 사서 이용해야 했지만, 이 진저호텔이 다른 동네에도 있었다면 가는 곳마다 묵고 싶을 정도였다.

(아직은 중소 도시 위주로 몇 개 안되었다)


짐을 풀고 파나지 시내 구경을 나갔는데, 뭔가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했더니 일요일이라고 모든 상점이 문을 닫은 것이었다. 포루트갈 영향으로 기독교가 많은 고아는 일요일은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다니.. 내일 아침에 파크하얏트로 가는 우리는 한마디로 파나지 괜히 왔다.

호텔 주변에 공사중인 건물. 스파이더맨같다.


툭툭을 타고 올드고아 구경을 가볼까 하다가 땡볓에 좀 걸어다녔다고 피곤하다고 하는 달룡이 떄문에 그냥 호텔로 돌아와 쉬다가 저녁이 되서 밥을 먹으러 나갔다.

저녁 먹을 곳도 문을 열었을 지는 미지수지만 만약 닫았으면 보이는 아무거나 먹자고 하고 15분정도를 하버를 끼고 걸어가니 Quaterdeck이라는 우리가 찾던 식당이 나왔고 다행히고 성업중이었다.

쿼터덱은 현지스러운 느낌에 해산물 위주를 파는 레스토랑이었든데, 현지인 가족단위 손님들이 매우 많았다.


인도와서 구경하기 힘든 해산물들이 그래도 괜찮은 가격에 다양하게 있어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요리 세가지와 새우볶음밥을 시켰는데 눈물나게 맛있었다.

특히나 Stuffed Crab이 매우 훌륭했는데, 밥과 함께 비벼먹으니 꿀맛이었다. 결국 밥 하나 더 시켜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나 혼자 나가 파크하얏트 갈 택시를 찾아봤다. 그나마 호텔앞 보다는 나았지만 여전히 택시값은 비쌌고, 대략 택시는 500, 툭툭은 400까지 흥정을 했다.

그럼 가는길에 올드고아도 잠깐 들러 10분만 보고 가자 했더니 방향이 다르다고 100은 더줘야 한다고 뻐팅기는 운전수들을 뒤로하고 500에 올드고아를 포함해서 가겠다는 한명을 간신히 찾아 호텔로 타고 와서 달룡이와 짐을 싣고 출발했다.

 

행여나 짐들고 튈까봐 장거리 택시를 탈때면 증거 채취용으로 찍어놓는 번호가 잘 나오는 차량샷 


올드고아는 파나지에서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으로 이름 그대로 이쪽 지방에서 오래되어 포루투갈 식민지 초기 시절 교회등이 남아 있는 곳인데, 우리는 가장 유명한 메인 교회를 잠깐 들러 관광을 한 후 파크하얏트로 향했다.

Casaulim
이라는 파크하얏트를 인도여행의 마지막 장소로 정한 이유는 첫번째로 현재 고아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 호텔이었고, 두번째로 고아 공항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다음날 우리의 샤르자행 비행기는 새벽 3시반이었고 그 시간을 어떻게 때울까 고민을 하다가 호텔에 late checkout을 부탁해보고 체크아웃 이후에는 호텔 수영장등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밤에 공항에 가서 밥먹고 두어시간 앉아있으면 슬슬 수속하고 보딩하겠지하고 계획을 세웠다.

파크하얏트는 고급 호텔답게 로비에서만 봐도 매우 드넓어 보였다. 자기네 색과 인도의 로컬 색을 섞은듯한 모습의 호텔의 모습은 땅 사이즈만 봐서는 우리가 가본 호텔중 가장 넓게 펼쳐져 보였다.

웰컴드링크로 가져다 준 킹코코넛을 오랜만에 맛있게 먹고 있으니, 원래 체크인이 두시인데 우리가 12시반쯤와서 아직 준비가 덜되었으니 기다려 달라고 하여 조금 앉아서 경치를 구경했다.


30분정도면 된다던 방 준비는 그 뒤로도 좀 더 걸려 살짝 짜증이 났지만 우리는 late checkout도 부탁한 처지라 조용히 있었다.

결국 조금 있다가 우리 방으로 안내를 해줬는데, 방은 특색은 잘 모르겠지만 훌륭하게 잘 꾸며져 있었고, 화장실도 매우 넓었다. 특히 욕조라기보다는 바닥을 파놓은듯한 욕조가 인상적이었다.

글로벌한 호텔 체인 답게 타월도 여느 호텔보다 풍족했으며 tv 40인치 브라비아로 인도 호텔에서 본 tv중 가장 큰 듯 했다.

방을 흠 잡을 곳은 없었지만 살짝 더 특별한 점이 있었으면 좋을 듯 한데, 그런면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호텔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수영장은 매우 멋졌다. 물온도도 놀기 적당하고 엄청 넓고 다양한 공간들 덕분에 잘 놀았다.

이 호텔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서비스로, 체크인할때도 살짝 썡뚱맞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후 지나가다 만난 직원들이나, 수영장에서 서빙하는 직원들 역시 친절과는 살짝 거리가 있었다.

심지어 저녁 식사를 한 바닷가 옆 시푸드 레스토랑에서는 앉아서 10분간 메뉴도 안 갖다줘 성질 한번 결국 보여주니 그 후로는 괜찮아졌다.




체크인하면서 부탁했던 체크아웃도 결국 아무런 대답도 없어 저녁에 다시 물어보니 내일 아침에나 되봐야 한다고 그떄 알려준다고 했다.
결국 아침을 먹고 프론트로 가서 다시 물어보니 2시까지 해줘 그떄까지 방에서 쉬다가 체크아웃하고 수영장을 가서 시간을 또 보냈다.

수영장에 영원히 있고 싶었지만 5시가 되니 조금씩 어둑어둑해져 씻고 옷 갈아입고 6시반쯤 공항까지 운행하는 호텔의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을 갔다.


거의 대부분이 국내선만 이용하는 고아 공항이었기 때문에 국내선쪽에 내려줘 아무래도 국내선이 식당도 더 많을 것 같아 그안에 들어가 있으려 했더니, 표가 있어야 하고
우리는 국제선 표라 못 들어간다고 했다. 옆에 데스크에서는 공항 들어가는 표를 40루피에 팔고 있길래 그럼 이거 사면 되냐 했더니, 그건 현지인 전용이라 안된다 했다.

결국 짐을 끌고 1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국제선으로 이동을 했더니 여기서는 우리 비행기 출발 3시간 전에만 공한내에 들어가는게 가능하다고 현지 경찰 둘이 막아선다뭔 대단한 곳 들어간다고 건물안에만 들어가 있는 것을 통제한다니 어이가 없었다. 경찰들 서있는 문 바로 옆에 작은 대합실처럼 앉는곳이 보이길래 그냥 저기가서 가만히 앉아만 있겠다고 해도 절대 안된다고 한다. 이런 이나라의 말도 안되는 짓거리에 마지막까지 당해야 하는게 화도 나고 약도 오른 나는 그럼 대체 우리보고 어디가라는 거냐 여기 길에 있으라는 거냐며 떠나는 마당까지 짜증나게 하는 이 인간들에게 막 퍼부었다. 너네 같은 놈들이 이나라에 나쁜 이미지를 만든다고 대체 여기 바로 앉아있는게 뭐가 잘못된거냐고 난리를 치고 그럼 걔네 바로 앞에서 한 발짝도 안 움직이고 서 있는다는 나를 달룡이가 말려 자리를 떴다. 난 차라리 그래서 경찰 부스라도 끌려가 있으면 앞으로 4시간을 길거리에서 보내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았는데 달룡이는 무서웠나보다. 게다가 어이없게 공항은 10시부터 12시까지는 문을 닫는다고 하니 있을곳이 더욱 막막했다. 기차역에는 몇시간씩 잘수 있는 rest house도 썌고 썠더만 뭔놈의 공항이 기차역만도 못 하다.

Arrival쪽을 가봐도 딱히 있을만한 곳은 없고 고민을 하다가 근처에 식당을 찾아가 밥이라도 먹고 오기로 했다. 우리를 보니 반갑게 몰려드는 택시기사들에게 근처 밥 먹을 만한 곳을 물어보니 근처 Vasco라는 곳까지 가야한다고 다들 200 이상을 요구했다. 설마 공항 근처에 그렇게 먹을 곳이 없을까 하고 일반인에게 물어봐도 시내를 들어가는 수밖에 없어 결국 좋은 식당을 안다는 한 택시를 잡아타고 100을 주고 10분정도 떨어진 바스코를 갔다. 지난 40일간 워낙 엉뚱한데 대충 내려주고 돈을 받으려한 운전수둘이 많아, 식당에서 커미션을 먹건 말건 우린 우리가 먹을만해 보이는 곳에 제대로 데려다 주면 다행일거라 생각했다. 론리플레닛인가 어디선가 현지인한테 좋은 식당을 알려달라하면 자기네가 좋아하는데를 데려다주고 큰데를 가자 해야 멀쩡한 곳을 간다고 해서 계속 큰 곳만을 외친 우리의 우려와는 달리 정말 너무나 다행히도 멀쩡해 보이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주었는데, 식당이 커미션을 주는 그런곳도 아닌 진짜 맛집이었다.

고마워요 경찰!


Hotel Anantashram이라는 이곳은 이름만 호텔이고 레스토랑만 하는듯 하는데, 에어컨이 나오는 홀과 에어컨은 없지만 술 마시기엔 더 좋아보이는 가든으로 나뉜 이곳은 손님도 꽤나 가득 차 있어 맛은 확실해 보이더니 시키는 음식들이 모두 너무나 맛 있었다. 고아는 가뜩이나 다른 지방보다 맥주도 싼데 이곳은 작은 병 한병당 35루피로 정말 저렴해 많이 마시고 싶었지만 두병만 마시고 입맛을 다시며 이것저것 시켜 많이 먹으며 tv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흘러간 70년대의 현지음악들을 보내며 10시반까지 있다가 더 늦으면 택시 잡기 힘들 것 같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왔다. 이런 맛집을 오게 해준 경찰들에게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우려한 대로 길에는 차도 거의 없었고 택시는 더욱 없었다. 아까 오는 길에 조금 멀쩡한 호텔을 본 생각이 나 그쪽에 가면 택시가 좀 있을까 해서 그쪽을 향해 걸어가다보니 다른 호텔이 나왔다.

기다리고 있는 택시는 안보여 도어맨에게 택시를 물어보니 고맙게도 어디선가 택시를 불러줘 200부르는걸 150으로 겨우 깎아 공항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겨우 11시를 넘었고 공항은 정말 닫혀 있었다. 세상에 공항 문을 닫는 나라라니.. 인도는 정말 여러모로 놀랍다.

문이 굳게 닫힌 국제선 앞에서 급기야 달룡이는 몸이 안좋다며 담요 한장 깔고 누웠고 난 앉아서 이 글이나 쓰며 시간을 보냈다.

열두시가 되니 비행기 탈 사람들이 속속 몰려들었지만 문은 한 시까지 열리지 않았고 현지인들마저 어이없어하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나라는 워낙 관료들이 짱먹는 나라니 소용도 없다.

간신히 한시가 되어 문이 열려 들어가서 수속을 했다. 아라비아 항공은 중동의 저가항공으로 몇 달전까지는 들어본적도 없었지만 유럽이나 동남아의 저가항공과는 다르게 수속하며 좌석번호도 주는게 마음에 들었다.

2500루피 정도 남은 루피를 환전하려고 하니 워낙 작은 공항이라 환전소는 한 개뿐이었고, 바가지요금이 대박이었다. UAE돈인 dirham으로 바꾸려니 지네가 살때와 팔때의 가격이 무려 40%나 났다. 달러는 많이 나아 호텔 보다는 조금 잘 쳐주는 수준이었다.

들고가면 두바이 가도 바꿀수도 있을 것 같긴한데, 두바이 책 한권 없이 가는 처지라 고민을 하다가 큰 돈은 아니니 우선 달러로 바꿨다.

천로역정 끝에만 들어올수 있는 고아의 다볼림 공항

조금 더 기다린 후 드디어 공항온지 7시간만에 보딩이 시작되었고, 아라비아 항공은 정말 놀랍도록 왠만한 일반항공사보다 더 비행기가 좋았다. 가격대비 성능비 좋아하는 나로써는 인당 10만원 정도 했던 비행기값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에어 아라비아에 몸을 맡기고 33일간의 인도여행을 뒤로 하고 드디어 다음 지역인 중동으로 향했다.

푸른 조명까지 완전 우주선 같은 에어아라비아. 우리를 별세계로 인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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