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2/10 아프리카를 건너 남미로.. 아르헨티나 행 비행기 못 탈 뻔한 사연

드디어 오늘은 대륙을 넘어간다. 반년전 이란에서 예약해 뒀던 케이프타운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행 비행기를 타러 아침 일찍 공항으로 향했다. 어제 빌려 하루 잘 이용하고 오늘 공항까지 태워다 준 렌트카를 미처 주유소를 가지 못 해 공항 바로 앞에서 비싼 가격에 넣었지만 피칸토 수동이 워낙 기름을 안 먹어서 만원 정도 채워 공항점에 반납을 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던 아프리카를 살짝 대충 넘어가는 느낌이 나서 많았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체크인을 하려고 비행기표를 제시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표를 받아든 여직원이 우리에게 리턴 티켓은 없냐기에 우린 여행중이라 한쪽으로 이동하고 있어서 리턴 티켓이 없다니까 상당히 곤란해했다. 시스템에 one way 티켓 홀더들은 경고가 뜬다며 그 후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티켓도 없냐고 했다.

처음 인도로 도착해부터는 우선 3개월 후 테헤란에서 두바이 넘어오는 티켓을 들고 다녔고, 거기부터는 오늘 타는 이 티켓이 있었기 때문에, 다니다가 만에 하나 리턴 티켓을 물어보면 보여줄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단 한번도 요구한 곳이 없었기에 사실 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것은 있었다. 그리고 남미부터는 이동거리나 시간이 아직 감이 안 잡혀 부에노스아이레스 다음에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현지 가서 생각해 보자고 했었는데 여기서 이게 문제가 되었다. 여직원은 비행기가 아니어도 좋으니 아르헨티나를 나가는 버스건 배건 아무거나 예약한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우린 고민끝에 우선 체크인 시켜주면 라운지가면 인터넷을 쓸수 있으니 비행기 탑승할때 게이트에서 보여주겠다고 하니 다행히 허락해 줬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약 2시간. 2시간안에 다음 행선지도 정해야 하고 티켓도 사야했다. 부랴부랴 라운지로 가서 (이럴땐 정말 priority pass를 준비해 온게 너무나 고맙다) 나중에 다시 아르헨티나로 들어오더라도 브라질이나 우루과이등 거리가 가까운 곳으로 빠져 나갈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는데 우선 무엇보다 비행기는 너무 비쌌다. 한시간 정도를 웹 서핑을 하며 여기저기 알아보니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우루과이 넘어가는 페리가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해서 Buquebus라는 페리사의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갔다. 고맙게도 영어페이지도 있어 얼추 우리가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4일 정도 머물 예정으로 가격을 찾아보니 6월 7일 우루과이 콜론으로 페리를 타고가 몬테비데오까지는 버스를 태워주는 교통편이 한사람당 5만원 정도 하는 175 아르헨티나 페소에 있었다. 정가가 아니라 날짜마다 변동이 심해 앞뒤로 넣어보고 하느라 시간만 잔뜩 잡아먹고 간신히 찾은 그나마 비싸지 않은 교통편이었다. 몇군데 더 알아보다가 이젠 정말 시간이 없어 예약을 하려고 하는데... 페이지가 자꾸 에러가 난다.

남아공 인터넷 사정도 썩 훌륭한 편은 아니고 게다가 남미로 연결하니 더더욱 버벅이는데 그러면서 예약도 안되고 이름과 주소넣고 그 다음 누르면 에러가 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시간은 다가와서 우리 비행기는 탑승하라고 방송이 나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똑같이 날짜 선택하고 배편 선택하고 이름 넣고 주소 넣고 에러 보고를 10번은 반복을 하다가, 마지막 수단으로 영어 페이지가 아닌 스페니쉬 페이지로 들어갔다. 어차피 버튼 위치는 다 똑같으니 말을 못 알아먹어도 잘 학습이 되어 있는터라 빈칸을 채울수 있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까 에러나던 버튼을 눌렀는데.. 됐다!

e-티켓을 usb에 담아 라운지 안내데스크로 뛰어가서 프린트를 부탁한 후 그것을 받아들고 미친듯이 달려 게이트까지 갔다. 비행기는 이미 출발시간이 15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린 꼴지로 비행기에 가까스로 오를수 있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게이트에 있던 직원들은 내 티켓에 관심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남미가서 여유롭게 찾아볼수도 있었는데도 싶었지만, 뭐 어차피 아르헨티나에 입국심사대서도 요구할 수 있겠다 싶었다.

만리타향에서 타게 된 말레이시아 항공편은 쿠알라룸푸르에서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 타운을 경유해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가는 매우 긴 노선으로 케이프 타운에서 생기는 빈 자리를 매우 싸게 팔았다. 덕분에 다른 항공사는 남아공에서 남미 가는 편도 티켓을 최소 천불씩 받는데 말레이시아 항공은 530불로 매우 저렴했다. 세계일주 티켓 없이 세계일주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다니는 동안 고민되었던 부분이 이 가장 먼 구간이었든데 다행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었고 최근 이집트 항공, 라이언 에어, 이지젯을 많이 탔던 우리에게 말레이시아 항공은 완전 넘사였다. 비행기도 어찌나 큰지 세계일주 7개월만에 완전 촌놈들 다 됐다. 오전에 출발한 비행기는 11시에 출발해 오후 3시반 남미에 내렸다. 시간만 보자면 4시반 반이지만 시차를 감안하면 10시간 낮만 날아온 것이었다. 우린 그동안 처음 인도갔을때를 제외하고는 시차를 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한시간, 두시간씩 움직였어서 갑자기 5시간의 시차나 날라와 아직도 낮이고 이곳이 완전 새로운 곳인 남미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얼떨떨한 마음으로 입국심사대로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외국인 줄이 두가지가 있었다. 캐나다와 미국인 전용과 그외였는데 보통 이러면 그들이 강자이고 우리가 약자일텐데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많은 남미 국가들은 우린 무료였는데 미국인들 캐나다인들에겐 100불이 넘는 돈은 reciprocal fee라는 명목으로 미국, 캐나다에서 자국민들이 비자 받을때 내는 비용만큼을 받고 있었다. 좋은 정책이다.

입국심사대에서도 리턴티켓같은 것은 물어보지도 않고 가볍게 도장 꽝꽝 찍어 주고 우린 비로소 진짜 남미 땅에 들어올수 있었다. 짐을 찾고 나오니 택시 부스가 쭉 있었다. 이미 시간도 5시가 가까이 되고 있어서 상당히 넓어 보이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버스를 타고 들어가기는 겁이 나 택시를 알아봤다. 강도 많기고 유명한 남미라 남아공과 마찬가지로 어두워진 후에는 왠만해선 다니지 않기로 했기에 빨리 숙소로 들어가는게 목표였다. 그리고 공항에서 기록이 남는 부스에서 끊는 택시가 가장 안전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택시 부스는 5군데 정도가 쭉 있었는데 가격이 모두 달랐다. 그중 우리 숙소까지 100페소를 부른 제일 저렴한 택시를 카드로 돈을 내고 표를 구매했다. 3만원짜리 택시라니 여행 떠나고 처음 타보는 것 같다. 영수증같이 생긴 티켓을 받아들도 언니가 설명한대로 택시가 서 있는 줄 들 중 우리 택시 회사 데스크를 찾아갔더니 표를 보고는 잠깐 기다리라 했다. 그래서 난 그짬을 이용해 atm에 돈을 뽑으러 갔는데 HSBC ATM인데도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공항이어서 그런가보다 하며 돈은 시내 들어가서 찾기로 하고 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갔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터라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주변을 살펴보니 상당히 낯 설었다. 유럽이나 아프리카와는 조금 다르고 어딘가 미국의 조금 안 좋은 동네 와 있는 듯한 느낌도 나고.. 그러다가 시내로 들어가서 골목길 같은 길을 상당히 오래 달려 들어가는데 길은 좁았지만 중요한 길인가보다. 그렇게 고속도로를 20분 달리고 골목길 같은 길을 또 30분 달려 거의 한 시간만에 도착을 했다.


우리가 우선 예약을 해놓은 곳은 Atenea Suites라는 일종의 serviced residence같은 곳이었다. 여기를 예약한 이유는 이곳이 있는 Palermo라는 동네가 Recolleta라는 동네와 함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 해서였는데 막상 택시에서 내릴때 주변의 모습은 살짝 썰렁한게 그리 밝아 보이진 않았다. 우리 건물은 멀쩡했지만 어딘가 공사를 하다 만 느낌도 나고.. 뭐 암튼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부엌도 있는 아파트니까.
아랫층에서 벨을 눌르고 예약사실을 알려주니 문을 열어줬고 우린 맨 꼭대기 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우리방 키를 받아 들어갔다.

방도 어딘가 모르게 살짝 횡하고 마무리가 엉성한 게 부도로 넘어간 건물에 가구 몇개 들여놓고 숙박업을 하는 느낌이 강했지만 피곤에 쩔은 우리에겐 어쨋건 좋았다. 잠깐 물 사러 근처 나갔다 온 이후에는 영국부터 들고 아프리카 건너 남미까지 온 마지막 남은 라면 두봉지를 끊여먹고 결국 시차를 못 이기고 현지시간 9시쯤 쓰러져 잤다.

동 트는 케이프타운


다음주 있을 월드컵을 위해 현대자동차에서 준비한 초대형 부부젤라

케이프 타운 공항

다행히도 우루과이 가는 페리 티켓을 할수 있었던 케이프 타운 공항 라운지

오랜만에 타보는 좋은 비행기

AVOD에는 동양 컨텐츠가 가득 ㅋ

안녕 케이프타운

동양식 기내식

계속해서 낮만 날아와 어느새 도착한 남미 아르헨티나.

우리 택시는 폭스바겐인데 남미 전용 모델인가보다

매우 멀쩡해 보이는 부엌인데 가스렌지가 점화가 안됐다. 이 동네 가스렌지들은 다 점화가 자동이 아니라 성냥이나 라이터를 써야 한다고 한다.-_-

스튜디오 구조인데 책장 뒤에가 침실 공간으로 살짝 분리되어 있다. 그래도 남아공에서 목 말랐던 wifi는 상당히 잘 터지고 무료였다

물사러 나가며 잠깐 찍은 동네 모습. 가장 놀랐던 점은 개똥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왠지 남미스럽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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