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4~07/25/10 아타카마 사막의 디자인 호텔 Alto Atacama

라 세레나에서 어제 저녁에 출발한 버스는 낮 12시가 조금 못 되어 아타카마 사막에 도착했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하다는 사막에 있는 이 도시의 공식 명칭은 San Pedro de Atacama. 산 페드로라는 이름이 워낙 흔해서인지 꼭 저렇게 길게 붙여 써야 했다. 뭐 수도인 산티아고도 꼭 Santiago de Chile라고 써야 하니 칠레에서는 꽤 일맥상통하는 일이다. 버스가 내리는 정류장은 과연 이곳이 우리의 행선지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횡량하기만 한 사막 한 가운데 대충 있었다. 오다가 정차했던 여기서 한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Calama라는 도시가 도시로서 규모를 갖춘 곳이었고 이곳은 관광객들만 들어오는 곳인듯 했다. 여긴 상당히 북쪽이라 이제 추위는 끝일줄 알았는데 해발 2500미터라더니 상당히 추워 긴팔을 벗어던질 수는 없었다.

암튼 버스에서 내려 우린 바로 예약한 호텔로 택시를 탔다. 택시값은 3000페소.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은 3키로 정도라고 들었기 때문에 조금 비쌌지만 다른 방법은 전혀 없기에 흥정은 제로였다. 그나마 집 몇개 안 보이던 동네에서 멀어져 가는 방향으로 다리도 없는 작은 도랑까지 건너 호텔에 도착했다. Alto Atacama라는 이 호텔은 사실 우리가 아타카마까지 오게 된 목적지였다.

아르헨티나에서 칠레를 가려고 이것저것 알아볼때 깜짝 놀랐던 것이 칠레에는 아르헨티나나 브라질과는 다르게 너무나 많은 멋진 디자인 호텔들이 있었고 그중 우리가 꼭 가보고 싶던 곳이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Remota, 라 세레나 근처의 Elqui Domos, 그리고 알토 아타카마에서 Awasi라는 곳과 오늘 가는 Alto Atacama였다.  모두 다른 특색이 있지만 Awasi는 천불을 넘는 가격이 너무 비싸 포기. (예약하면 산티아고에 있는 W호텔 1박 무료 숙박권도 준다고 했다 ㅋㅋ) Equi Domos는 100불 정도의 매우 착한 가격에 특색있는 건물+경치 때문에 꼭 가보고 싶었지만 비수기라 문을 안 열어서 못가게 되었다. 때문에 칠레 양쪽 끝에 있는 레모타와 오늘 가는 알토 아타카마가 칠레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었고 또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알토 아타카마는 주변의 사막 풍경에 잘 어우러져 근처에 갈때까지는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주변과의 조화를 중시했다고 한다. 1층으로 낮게 깔린 건물은 언덕을 등지고 낮게 깔려 있어 호텔 건물보다도 방에서 보는 경치가 매우 아름답고 이색적이었다.  

우리는 짐을 놓고 우선 근처에 있는 유적으로 향했다. 호텔에서 1-2분 거리에는 Pukara de Quitor라는 이 지역 원주민들이 살던 유적지가 있었다. 언덕위에 돌로 쌓아놓은 주거지 모습은 왠지 마추피추도 이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해줬다. 그래서인지 남미 유적 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마추픽추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사라질 정도로 여긴 별로 임팩트는 없었다. 뭐 그래도 호텔에서 워낙 가깝고 주변 경치를 잘 감상할 수 있는 위치라는 것은 좋았다.

우린 짧은 유적 투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달룡이는 호텔에 놔두고 나 혼자 자전거를 타러 갔다. 알토 아타카마 호텔은 자전거 렌트가 무료라 공짜 좋아하는 나는 안 탈수 없었는데 불행히도 달룡이는 자전거를 못 탄다. 그래서 나 혼자라도 뽕을 뽑아먹기 위해 무작정 자전거를 빌려 달리기 시작했는데 왠걸 페달을 밟은지 5분도 안되어 힘들어 죽을것 같았다. 너무 오래 운동을 안 해서 5분 타는 자전거도 힘이 든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해발 2500미터의 고지대를 온지 얼마 안되어 자전거를 타니 산소가 모자라던 것 같다. (뭐 어느 정도는 운동부족도 맞을듯) 그래서 결국 30분도 못 되어 호텔로 컴백하여 수영장에서 쉬기나 하자고 했다.

이곳에는 수영장이 6개가 있는데 그 중 한개만 온수라 다른 곳은 지금 계절에는 있으나 마나였다. 뭐 그래도 수영장이 스타일이 비슷하여 모든 곳을 못 들어가는게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수영장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심라 와일드플라워 홀 이후로 가장 멋진곳이 아닌가 싶었다.

저녁은 근처에 아무것도 없을것을 예상하여 Half Board로 예약한지라 오랜만에 럭셔리한 리조트풍 식사를 기대했는데 사실 그냥 그랬다. 3코스 세트 메뉴로 구성된 메뉴는 얼마전 레모타에서 무료로 먹었던 식사에는 분위기나 맛이나 많이 못 미쳤다. 뭐 그래도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 택시를 콜해서 시내까지 나갔다 오지 않으면 점심 저녁 모두 굶어야 하는 날이었으니 다른 선택이 없었고 달룡이는 의외로 파스타가 맛있었다며 만족해했다. 식사는 별로였다고 해도 주변 분위기만으로도 이곳까지 고생해서 온 보람이 있는 곳이었다.


눈을 떠보니 버스 밖 풍경은 어느덧 모래사막밖에 안 보였다.


도착한 산 페드도 데 아타카마


가까이 갈때까지 보이지도 않던 위장색 호텔

조금 단순했지만 어쨋건 아름다운 객실

사실 방 안쪽의 분위기보다는 방에 딸린 패티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멋졌다.

언덕위에 있던 원주민들의 거주 시설이었던 Pukara de Quitor

여기서 바라보는 주변 풍경은 참 아름다웠다.

저 아래 보이는 우리 호텔

사막의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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