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9/10 우유니 투어 이틀째 - 플라밍고 그리고 소금 호텔

어제 밤새 우리를 괴롭히던 고산병은 다행히 새벽부터는 진정되어 네다섯시부터는 잠을 조금 잘 수 있었다. 두통에만 시달리던 우리는 그나마 약과였고 프랑스 아줌마는 밤새 토했다고 했다. 숙소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는 다시 출발. 차의 트렁크 공간에는 자리를 펴고 우리가 앉아야 하니 짐의 대부분은 차 지붕에 천막같은 것으로 덮어 싸서 실었다.

우리는 꽃 모양으로 생긴 돌이라는 곳에서 잠깐 들러 사진을 찍고 계속 달려 플라밍고를 보러 라군에 도착했다. 어제 갔던 라군에서도 플라밍고를 몇마리 볼수 있었는데 확실히 이곳에는 참 많이 보였다. 핑크색의 플라밍고는 예쁘기도 하긴 했지만 역시 조류인지라 살짝 징그럽기도 했다.

우리는 여기를 떠나기 전에 호숫가 옆에 있는 건물에서 점심을 먹고 간다고 했다. 무슨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실내에서 먹을수 있어 조금 덜 추웠지만 대부분의 그룹은 밖에다 자리를 펼치고 먹었다. 메뉴는 별다른 히팅이 필요하지 않을 메뉴로 아침에 다 싸갖고 나온 음식들로 볶음밥 비슷한 밥에 참치와 옥수수 그리고 어제 점심과 동일한 오이와 토마토였다. 언뜻 보면 부실해 보였지만 특히 마요네즈에 찍어먹는 참치는 매우 맛났고 우린 고추장까지 곁들여 밥에 비벼 먹으니 투어 출발해서 먹은 밥 중에 가장 훌륭했다.

밥을 먹고 간 곳은 화산이라고 듣고 가긴 했는데 화산은 아니었고 화산활동으로 울룩불룩하게 생긴 곳이었다. 여기까지 봤더니 벌써 오늘 투어는 끝이라며 저녁에는 만찬으로 닭과 와인을 준다는 얘기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사실 어제부터 이틀간 본 거리는 하루자리로 쑤셔 넣을수도 있었을것 같을 만큼 조금은 널널했지만 어차피 우유니를 보는것에 이것저것 끼어넣은듯해 보이는 투어에 2박3일간 차를 타고 편히 구경 다니며 사람들과 오랜만에 어울리는 재미로도 투어의 가치는 충분한것 같았다.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가기 전에 닭을 산다고 인근 마을에 들렀다. 사막의 조그마한 마을은 사막 모래에 뒤덮힌 건물 몇개가 있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관광객을 상대하는 슈퍼도 있었다. 뭔놈의 닭을 그자리에서 잡아오는지 장장 40분을 차속에서 기다려야 했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거면 우리는 내려주고 운전수 혼자 사러와도 될것 아니었나 싶었지만 지역 경제에 이바지해주려는 꼼꼼한 마음씨가 아니었나 싶었다.

오늘 숙소는 소금 호텔. 벽부터 식탁, 의자 게다가 침대까지 모두 소금으로 지어진 것은 매우 신기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뜨거운 물도 들어오고 전기도 있고 우유니투어 떠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화장실도 있었다. 게다가 방은 모두 2인실 또는 3인실로 어제같은 기숙사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 저가 여행 패키지에서 바라지도 않던 개별 룸이었다. 이곳에는 침낭은 없었지만 소금 벽은 추위와 바람을 잘 막는지 어제보다는 훨씬 따뜻했던 느낌이었고 꽤 두꺼운 이불도 있어 그렇게 많이 걱정은 되지 않았다.

사실 우유니 생각했을때 투어를 따라가지 않고 우유니 시내로 들어가 진짜 호텔같은 소금 호텔을 가볼까 하고 몇군데 본 곳이 있었다. 그런데 조각같은것이 조금 더 있을뿐 이곳만 해도 충분히 소금으로 지어진 집에서 자는 느낌은 충분할 것 같다. 이틀만에 뜨거운 물에 샤워도 하고 나오니 어느새 밥이 준비되어 있었다. 장장 40분을 기다려서 모두가 함께 사온 치킨에 와인이라니 어제 오늘 조금 부실했던 식사를 생각하면 군침이 절로 돌았다. 따뜻한 수프부터 서빙이 되고 소주잔같은 작은 잔에 와인도 조금씩 줬다. 와인의 맛은 상당히 별로였지만 이 오지에서 소금으로 지어진 건물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자체에 모두들 매우 흥겨웠다.   그리고 프렌치 프라이와 함께 오늘의 메인인 치킨이 등장했다. 치킨은 장작오븐에 구웠는지 나무 향도 살짝 들어간 것이 이미 보기만 해도 너무나 맛있어 보였다. 하지만 큰 서빙 보울에서 치킨 조각을 하나씩 꺼내 들었더니 그게 다였다. 와 황당하게도 한사람당 한피스씩밖에 주지 않는 닭이라니... 그런줄 모르고 초반에 두 조각을 집었던 프랑스 아저씨는 한조각을 나중에 양보해야 했는데 하필 그 중 한 조각은 다리였다. 아저씨는 살짝 망설이더니 박애정신을 발휘해서 가슴살을 양보하고 부실하게 살도 없는 다리 조각 하나로 저녁을 마쳐야했다.

이정도 양이면 누군가는 화가 날 법도 한데 모두 처음에는 어이없다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즐거운 분위기로 돌아가 투어의 마지막 밤을 즐겼다. 우리 차에 타지 않았던 멤버중에 흥미로운 사람은 미국 Aspen에서 온 젊은 여자애가 있었는데 무려 한쪽 다리에 기브스를 하고 쩔뚝거리며 여행 모든 코스를 다니던 놀라우신 분이었다. 다리는 어쩌다 그랬냐고 물어보니 여행 오기 며칠전 미국에 있을때 다쳤는데 고민끝에 기브스 한채로 이쪽 여행을 왔다고 하니 정말 용기가 대단했다. 그분을 포함한 여자애들 두어명은 우리처럼 대책없이 침낭도 없이 여행을 왔는데 어제도 추워 죽는줄 알았다길래 우리의 페트 난로를 소개시켜줬다. 여기에는 전기도 들어와 깔라마에서 산 우리 전기 주전자로 물을 끓여 오손도손 나눠 잠자리로 들고갔다.

운전과 가이드와 요리까지 책임져준 우리 운전수 아저씨 떠날채비 하는 모습 


꽃 모양의 돌..

우리와 2박3일을 함께 했던 우리차 멤버들. 살짝 짜증나는 네덜란드 커플과 커플도 아니면서 멀리까지 같이 놀러왔다는 프랑스 선생님들



사막에서 살아가는 야생 토끼. 입이 좀 돼지처럼 생겼다

플라밍고 구경겸 점심을 먹으러 들른 라군


대부분이 야외에서 먹었는데 우린 연로자라 배려를 해줬는지 실내에서 밥을 먹었다.

투어 기간동안 최고의 식사였던 이날의 점심

화산으로 형성된 지형 구경을 끝으로 오늘 투어 끝

함께 가던 차 중 한대가 펑크가 났는데 보조타이어가 없어서 다른 차가 보조타이어 싣고 올때까지 기다리는 중

서부영화에서 봤음직한 사막의 마을


오늘의 숙소인 소금 호텔. 바, 테이블, 의자등 모든 가구도 소금으로 되어 있다.


바닥역시 그냥 소금

장장 40분이 걸려 닭을 사길래 기대를 했는데 너무나 실망이 크던 마지막 만찬 

제발 맛은 없어도 좋으니 양이라도 많이 달란 말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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