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2/10 티티카카의 관문 푸노

푸노에서 먹은 조식은 여느 남미와는 조금 달랐다. 차는 커피도 물론 있지만 역시 코카의 나라답게 코카차가 있었다. 코카차의 맛은 뭐 그냥 녹차와 비슷했다. 코카콜라 및 코카인의 재료가 되는 잎으로 고산병, 두통 등에 좋다고 하더라. 그리고 또 신기한 것은 조리퐁과 똑같이 생긴 씨리얼이 있었다. 페루는 동양인의 후손인 인디오들이 많다더니 정말 한 핏줄인지 시내 시장에서는 강냉이도 팔고 있었다. 난 뻥튀기 강냉이같은 간식은 안 좋아하지만 그런 것만 골라먹기 좋아하는 달룡이는 한 봉지 사서 신났다.

티티카카호수에 있는 도시들 중 페루쪽에서는 가장 큰 곳인 푸노에 왔으니 티티카카 호수 구경을 해야겠지. 하지만 이게 매우 안내킨다. 아무래도 며칠전 우유니 돌며 라군 구경은 꽤 한데다가 아르헨티나에서 칠레 넘어오는 길에 봤던 너무나 아름답던 이름모를 호수에 비해 버스 타고 오면서 본 티티카카 호수는 명성에 비해 영 별로였다. 티티카카 투어 중 관광객이 가장 많이 하는 투어는 티배를 타고 나가서 갈대같은 것으로 호수위에 집을 짓고 사는 원주민들을 방문하는 것이라는데 이게 너무 쇼가 아닌가 하는 글도 많이 보여 고민끝에 내일 잉카 익스프레스 타는 관광비도 꽤 들었는데 티티카카 호수는 뭘 하나 싶어 그냥 호숫가나 구경갔다 싸게 흥정이나 되면 가고 아님 말자고 했다.

푸노 시내에서 2-3키로 떨어진 곳에 있는 부둣가 근처는 완전 민속촌 분위기로 오두막을 만들어놓고 여러 관광상품과 관광객용 식당이 즐비했다. 배 티켓을 보니 투어에 비해서는 많이 싸긴 했는데 주변의 물이 너무나 더러워 하늘아래 맑은 호수를 체험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  그래서 결국 앞에서 사진만 몇장 찍고 다시 시내로 돌아와 추후 일정을 계획했다.

쿠스코에서 리마 갈 버스를 예약하고는 이제는 리마 이후 일정을 고민해야 했다. 원래대로라면 리마에서 계속 올라가 에콰도르, 콜롬비아를 거쳐 중남미로 올라가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과테말라, 멕시코를 가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시간에 이 지역을 모두 커버하고 올라가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특히 달룡이는 남미에 조금 많이 지쳐 보였다. 뻑하면 오버나이트로 달려야 하는 버스인데 게다가 사고까지 났었는데다가 남미 어디서건 택시를 탈때도 조심을 해야하고, 밤에는 돌아다기니도 위험하다는 것도 사람을 지치게 했으리라.

달룡이 뿐 아니라 나도 남미 참 힘들다라는 생각이 들고 있었는데, 얼마전 버스에서 틀어준 영화인 Proof of Life라는 영화가 내 결정에 크게 한 몫 했다. Meg Ryan, Russel Crowe 주연의 이 영화는 베네주엘라로 추정되는 남미의 한 나라에서 미국인이 출근길에 납치를 당한 후 그사람을 빼 오기 위해 네고를 하고 뭐 그런 영화였는데 다른 곳에서 봤으면 그냥 그런 영화였겠지만, 어두운 남미의 밤을 가르며 달리는 버스속에서 보니 공포스러움이 남다르게 와닿았다.  남미의 버스는 참 희안한게 버스에서 틀어주는 수많은 영화들 대부분이 공포영화 또는 납치영화였다. 버스에는 애들도 탈텐데 전혀 개의치 않고 Joy Ride같은 이상한 추격자가 한명씩 잔인하게 트럭으로 죽이는 영화도 보여주고 캐리비안 해안 어딘가에서 놀러갔다 실종된 딸을 찾는 영화같은 것만 보여주니 우리에게 공포감은 배가 되었다.

결국 고민끝에, 남은 남미와 중남미를 건너뛰고 멕시코 시티로 들어가 거기서 과테말라로 넘어가 마야 유적만 살짝 보고 다시 칸쿤에서 시간을 보낸 후 북미로 넘아가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앞서 언급한 중간의 몇 국가들을 건너뛴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이상태로 다녀봤자 정말 찍기 위해서 가는 여행밖에 안될 것 같아 나름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다. 리마에서 멕시코시티가는 비행기는 프로모션으로 왕복 500불짜리가 가장 싼 표였기에 돌아오는 표를 버리기로 결정을 하고 예약을 했다. 우리 여행하면서 가장 비싼 비행기표였던 남아공에서 대서양을 건너 아르헨티나오던 비행기표와 같은 가격이었기에 피눈물이 났지만,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어 무척이나 좋아하는 달룡이를 보니 조금 위로가 되었다.


Antonio Suites의 아침식사


완전 조리퐁아닌가

코카 잎을 띄워주는 코카차

푸노의 중앙시장


시장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마치 우리나라 시장에서 볼것같은 여러모양의 강냉이들

푸노는 관광객용 식당은 비쌌지만 한블럭만 더 가면 현지식당들이 많았고 5-6솔(2-3천원)에 2코스로 먹을수 있었다. 


역시 우리 입맛엔 잉카 콜라보다는 코카콜라가 딱 ㅋ



시내에서 벗어나 티티카카 호수 가던 중


호숫가 입구부터 쫙 깔린 기념품샵 및 식당들



그 이름도 유명한 티티카카 호수


왠지 에비앙보다도 깨끗할거라 생각하던 호수의 물은 기대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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