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아름다운 올드시티에서의 일박

평소같으면 아침에 일어나면 밥을 먹거나 아니면 짐을 싸는데 오늘은 우선 나가 알레포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다.
표는 호텔에서 멀지 않은 히자즈역에서 판매를 했는데 이 역은 더이상 기차는 운행하지는 않고 있지만 외곽에 있는 역을 대신해 판매는 하고 있었다.
하루 전날 판매를 한다고 해 행여나 일찍 매진될까봐 아침에 눈을뜨자마자 갔지만 가보니 기우였다.
텅 빈 매표소를 보니 역시 이나라에서 기차는 별로 인기가 없는듯 했다. 그래도 알레포가는 기차는 꽤 빠르고 쾌적하다길래 타보기로 하고 표를 두장 샀다. 내일 네시반 출발해서 10시쯤 들어간다고 한다. 표를 구입해서 다시 호텔로 돌아와 저렴하고 맛 있는 중동의 아침 중에서도 너무 맛 있는 알가잘의 빵을 먹고 짐을 싸서 체크아웃을 했다.
오늘의 목표는 올드시티안에 큰맘먹고 예약해 둔 전통가옥 스타일의 호텔로 가서 올드시티에 흠뻑 취해 보는 것이었기에 알가잘에서 일찍 나와 올드시티의 오리엔탈 호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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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다마스커스 왔을 때 갈 뻔 했던 오리엔탈 팔래스 호텔과 자꾸 이름이 헷갈리는 오리엔탈 호텔은 올드시티내의 전통 가옥 스타일 호텔 중 상당히 최근인 올해 초에 연 호텔로 5-6군데 비교를 해 봐도 이곳만한 곳이 없어 결국 예약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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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다마스커스 왔을 때 직접 찾아가 가격을 흥정해봐도 한푼도 안 깍아 줘 마음은 상했지만 그래도 인터넷 예약 사이트들을 열심히 뒤지니 다른 곳보다 조금 싼 가격인 150불에 예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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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면 2달러 정도인 100파운드면 충분히 갈수 있을 듯 했지만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기에 트렁크를 끌고 시장을 지나 올드시티의 거의 반대쪽 끝까지 가는데 거리도 거리지만 바닥이 돌 바닥으로 울퉁불퉁해서 너무 힘들었다. 몇번 쉬기를 반복해서 30분만에 갈 수 있었는데 완전 땀범벅으로 녹초가 되어 호텔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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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올드시티안에서 한번 자 보자고 다시 다마스커스로 돌아왔는데 룸이나 좀 좋은데로 업그레이드 해줄까 싶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국물도 없이 그냥 평범한 더블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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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도시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집 가운데 있는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객실은 나가면 실외에 소파가 있는 공간이 있고 인터넷도 무료이고 특히 천정이 높은 객실은 꽤 호화로웠다. 무엇보다 화장실에 라지에타가 뜨끈뜨끈 나오는게 거의 사우나 수준이었다. 방에서 조금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Touma Gate쪽으로 가서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한 샤와르마 가게에서 샤와르마를 먹었다. 엄청난 사이즈의 고기를 돌려 만들고 있던 이집에서 먹은 샤와르마가 그동안 먹은 샤와르마중 가장 맛이 좋았던 것 같다. 근처 옷 가게에는 매장밖으로 큰 홍보용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무려 채영이었다. 저작권이나 초상권은 개나 줘버린 시리아이기에 가능한 일인듯하다. Touma Gate는 원래 올드시티를 감싸고 있던 성벽을 드나들던 문 중 하나로 성벽이 그나마 예전 모습이 잘 남아 있는 곳이라 한다. 역시나 난 샤와르마 한 개로는 Large라도 양이 안 차 오는 길에 다른 샌드위치 한 개 더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방안과 야외 뜰에서 오랜만에 인터넷을 여유롭게 하며 여유를 부렸다. 시리아 스타일의 전통가옥의 특징이라면 바깥에서 보면 높은 담벼락밖에 안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집 가운데 뜰이 있고 방들이 이 뜰을 향하고 있어 조용하고 아늑하며 외부 날씨에 덜 영향을 받는다는 것 같다. 우리 호텔 방도 들어와 있으니 바깥의 소음은 전혀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아늑한 공간이었다. 대신 단점이라면 자연채광이 적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호텔을 충분히 즐기다가 저녁시간이 되어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인터넷이 되니 어디를 갈까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낙점된 곳은 Aldar라는 레스토랑으로 우리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현지음식을 기본으로 한 레스토랑이었다.
이 도시에서 꽤 많이 가게 된 현지가옥을 개조한 레스토랑이었는데 이 곳은 그중에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서비스도 만족할 만큼이었고 와인리스트도 꽤 긴 것이 나름 이 도시의 된장 레스토랑인듯 했다. 다마스커스는 술이 아예 불법은 아닌데 올드시티의 일부 구역을 벗어나면 술을 파는 바나 레스토랑 찾기가 쉽지가 않다.

메뉴가 아주 길지는 않지만 중동음식은 설명만 봐서는 은근히 비슷한것 같아 웨이터의 도움을 받아 주문을 했다.
애피타이저로는 양고기 미트볼과 샐러드, 메인으로는 Cordon Bleu와 Lamb Chop을 시켰는데 애피타이저 중 샐러드는 너무나 올리브와 페타 치즈 양이 많아 푸른 잎을 먹고 싶던 우리에겐 딱 맞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미트볼이 상당히 맛 났다.  램찹은 서양식일줄 알았으나 중동 케밥같은 식으로 한 음식으로 모든 고기를 꽤 익혀 나오는 것만 빼면 맛 있었다. 고기를 끝까지 익히는 것은 여기 뿐 아니라 중동은 다 그런듯하다. 그리고 다마스커스에서 다닌 식당으로는 처음으로 무려 신용카드를 받았다. 해외 ATM 카드도 잘 안 먹고 신용카드역시 일부 보석상과 카페트 장사, 그리고 특급호텔 말고는 받지 않는 나라에서 호텔에 딸린 레스토랑도 아닌 곳이 카드를 받는다니 매우 놀라웠다.

(만약 시리아를 여행오게 되어서 ATM에서 돈을 뽑아야 한다면 무조건 Bank Audi를 찾기를..)
밥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 방에서 차를 한잔 마시며 올드시티에서의 멋진 밤을 마무리했다. 살짝 다마스커스까지 괜히 돌아왔나 하는 생각이 안 들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역시 올드시티에서 하룻밤 자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마스커스, 특히 올드시티는 그동안 여행하면서 다닌 많은 도시중 오만의 머스캣과 더불어 가장 마음에 드는 도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그래도 매일 살기엔 두바이 같은 곳이 좋다. ㅋ


짐을 짊어지고 올드시티로...


오리엔탈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중

오리엔탈 호텔의 객실

올드시티의 아름다운 거리

다마스커스에서 만난 한채영 ㅋㅋ

엄청 거대한 샤와르마 덩어리

Gyros같은 저 고기를 넣고 요거트인지 사워크림인지를 바르고 피클을 넣으면 샤와르마가 된다

Bob Touma

샤와르마 먹고 이내 출출해져 손님 많은 곳에 한번 더 들렀다

레바논도 아닌데 메리크리스마스 장식도 있는 오리엔탈 호텔의 정문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고 카드도 받는 Aldar

오리엔탈 호텔의 안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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