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4/10 동유럽이면서 밝은 사람들의 마케도니아 스코페

아침에 일어나서 버스터미널로 마케도니아 스코페 행 버스를 타러 갔다.
버스는 5시간 정도 걸린다니 오후 3시쯤이면 스코페에 들어갈 듯 했다.
어제 사 놓은 버스를 타러 가니 짐 가격으로 1레바씩을 더 받았다, 짐 값을 받는 버스는 처음인 듯 하다.
버스는 며칠전 릴라갈 때 탔던 큰 버스보다는 상태가 좋았지만 불가리아 버스들은 히터는 왜 안 틀어주는지, 너무 추웠다.
두어시간 버스를 타고 가니 국경이 나왔는데 황당하게도 출국하는 불가리아측에서 사람들을 죄다 내리게 하더니 짐 검사를 샅샅히 했다. 불가리아는 EU국가이고, 마케도니아는 아니라 일반적인 국경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EU랍시고 힘들게 할줄은 몰랐다.
보통 나가는 쪽은 대충 도장이나 찍어주고 들어오는 쪽에서 빡세도 빡셀텐데 여긴 지네 나름 EU라도 그런건지 가방 다 열어 제끼고 다 들춰봤다. 우리짐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추워죽겠는데 죄인처럼 바깥에 나가 차례를 기다려 가방을 열고 수색을 당해야 했다. 덕분에 시간은 세월아 네월아 걸리고, 한시간 정도 후에야 출발할 수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마케도니아측은 버스에 입국도장 찍어주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그냥 여권에 꽝꽝 찍어주고 끝이었다.

마케도니아는 역사책에서 많이 들어온 이름과는 달리 1990년대에 유고가 갈라질 때 쪼개진 신흥국가 중 하나였는데 그래서 아직도 그리스 인들은 이들을 그 찬란했던 마케도니아로 인정을 안 하고 수도인 스코페를 따서 스코피아라고 부른다고 한다. 남의 나라 이름이 루이비똥이건 프라다건 뭔 상관일 것 같은데 굳이 지네가 이름까지 붙여줬다니 그리스도 웃긴다.
암튼 우리 버스는 국경을 무사히 넘고 두어시간 더 달려 스코페에 도착을 했다.
도착을 하고 나니 거의 네시가 다 되어 갔고 우린 예약한 호스텔부터 찾아갔다.

스코페는 호텔들 가격이 모두 장난이 아니어서 호스텔을 알아보니 호스텔 마저 화장실 없는 더블룸 마저 50불이나 하는둥 방값이 매우 비쌌다. 마땅히 좋은데도 안 보이고 그냥 호스텔 중 평가좋은 곳으로 시티호스텔이라는 곳으로 예약을 해서 왔는데, 호스텔이라기보단 민박에 가까운 일반 주택이었다.
좋은 평가가 말해주듯 무엇보다 주인이 매우 쾌활하고 친절한 아저씨였다. 하지만 방은 그냥 짐 쌓아두던 창고를 줬는지 잡동사니로 가득했다. 우리짐 풀 공간도 마땅치 않아 대충 열어 라면을 꺼내 부엌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냄비에 끓여먹고 늦었지만 시내 구경을 나갔다.
버스터미널에서 호스텔까지의 풍경이나 호스텔에서 시내가는 길은 딱히 소피아와 다를게 없어 보였다. 비슷한 소비에트 스타일의 건물들이 넘쳐났고 길은 살짝 쓸쓸해 보이는 모습이 구소련국가들의 특징인가보다 했다.
하지만 시내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소피아보다 전체적으로 훨씬 세련되고 아름다운 시내에 소피아 같은 스산함은 없었다.
시내 광장에는 아직도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고 그 주변에는 연말 장식이 아름답게 되어 있었다. 왜 1월1일이 지난 지금에도 장식이 남아있나 하는건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러시아식 교회들의 크리스마스는 아직 안 지났던 것이었다.
암튼 덕분에 우린 더 분위기 좋은 거리를 볼 수 있었다. 스코페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스톤브릿지라는 다리였는데 이곳 다리도 아름다웠지만 역시 다리는 이란의 이스파한을 따라올 곳이 없는 것 같다.

다리 근처에 엄청 장사가 잘 되는 레스토랑이 보여 우리도 저녁을 먹으러 들어갔다. 영어도 잘 하고 미소를 동반한 활기찬 서버들은 전혀 그러지 않았던 딱딱하고 무뚝뚝했던 불가리아 사람들과 비교가 되었다. 바로 옆에 붙어 있고 같은 동구권 국가인데도 이렇게 다르다는게 놀라웠다.

스코페행 버스 내부. 터키나 요르단 등 중동의 장거리버스보다는 별로 안 좋지만 나쁘지도 않다.


죄지은 사람들처럼 추위에떨며 짐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중

휴대용 및 실었던 짐 모두를 꺼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오히려 입국하는 쪽인 마케도니아는 도장도 버스에 타서 찍어주고 5분만에 끝난다
난잡한 중동 국가들에 비해 깔끔한 사각형에 날짜만 보이는 EU와 마케도니아 도장

드디어 스코페 도착. 다른 회사들의 알록달록한 버스들이 서있다

소피아 터미널과 비슷한 스코페 터미널

스코페 터미널은 기차역 옆에 있어 편하다. 신형골프  택시도 보였지만 요금체계가 다를까봐 우린 소심하게 후진 택시를 골라탔다.

창고방 빌려준듯한 시티호스텔의 더블룸. 그래도 주인아저씨는 쾌활하고 좋은 분이다. 스코페 호스텔들은 다 이골목에 있기 때문에 위치에 대한 어드밴티지는 어디에도 없다.

호스텔에서 시내가는 길. 구 유고 국가 답게 미국으로 Yugo란 브랜드로 수출되던 구형 유고차가 많이 보인다.

걸어서 10분쯤 걸려 도착한 다운타운. 갑자기 동유럽에서 서유럽 온 것같은 깔끔한 분위기이다.
한복판에 있는 테레사수녀 기념관. 테레사 수녀가 이 도시 출신이라고 한다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Stone Bridge

이곳은 크리스마스가 아직이라 장식들이 한창이다

다리 앞 좋은 자리에 위치한 피제리아 및 펍인 Dal Met Fu.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가 좋아하는 곳으로 자리가 잘 없다. 음식은 대단하진 않지만 없는 것 없이 다양하다. 무엇보다 매우 cheerful한 사람들이 전혀 동유럽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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